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김소진 제니휴먼리소스 대표 칼럼(건설경제신문.2018.3.26.)
 관리자  2018-03-26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건설경제신문.2018.3.26)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건설경제신문 2018-03-26


김소진(제니휴먼리소스 대표)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매일 수십 통의 메일을 통해 들어오는 이력서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인생 드라마를 보기 때문이다. 나는 한 사람의 이력서를 보면서 그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고, 앞으로 어떻게 인생 역전 또는 성공 드라마를 만들어낼지 깊게 고민한다. 마치 드라마를 구성하는 작가나 피디의 심정으로 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본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의 시 구절이 생각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한 그의 표현처럼,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며, 더구나 그것이 허구가 아닌 논픽션(nonfiction)이기에 드라마보다 한 사람의 이력서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특히 내가 남자의 커리어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인생 이야기가 아닌 가족 드라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자의 선택에 따라 그의 아내와 딸, 아들이 편안한 삶을 누리기도 하고 힘들고 어려워지기도 한다. 가볍게 보내온 한 장의 이력서지만, 한 가족이 함께 오기에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기에 어느 한순간의 극적인 우리의 만남이 소중하고 진지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임원급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40대 중년 남자의 인생 드라마의 클라이맥스 부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왜 그가 임원이 되어야 하며, 부족함은 무엇이고 수정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경쟁력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며 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남자의 성장과 변신을 보며 그의 미래를 바라본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한 사람의 미래와 현재를 함께하며 미래를 만들어간다.

지금 나의 이력서를 들여다보자. 한 사람의 이력서는 마치 한 권의 사진 앨범과도 같다. 이력서 안에서 내 과거의 흔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일을 했고, 누구와 어떤 일을 했는지 볼 수 있다. 팀장이 되고 싶었던,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싶어 했던,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었던 내 꿈과 희망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을 것이다. 미래의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무엇이 될지, 지금 당장 이직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펜을 들어 미래의 이력서에 빈칸을 채워보자.

김소진(제니휴먼리소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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