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보지 않는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
 관리자  2023-11-07
   


TV는 보지 않는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






“음, 굉장히 재미있는 얘기였는데 잘 못 알아들으시네요. 여러분은 TV 안 보세요?”

CEO 대상 독서모임에 온 강사가 유행어 섞인 농담을 던졌다가 분위기가 썰렁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볼멘 소리를 했다. 청중들이 쑥스러운 듯 웃었다.

“아, 저게 요즘 유행하는 이야기인가 보죠?”

옆자리에 앉은 화장품회사 현 대표가 내게 조용히 물었다.

“네, 못 들어보셨어요?”

내가 되물었다.

“하하. 집에 TV가 없어서. 없앤 지 좀 됐거든요.”

현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현 대표가 집에서 TV를 없앤 데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도 그렇고 학교 다니는 자녀들도 그렇고, 모두들 집에만 오면 TV를 켜다 보니 대화도 줄어들고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시간이 거의 없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간 대화와 효율적 시간활용을 늘리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다, 결국 TV를 없애게 되었다고 한다. 그 대신 책장을 더 사서 서재 외에 거실에도 책들과 잡지들을 꽂아놨다고 한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온 가족이 신문과 잡지, 책 등을 읽게 되고, 하루간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얼마 전 TV 대신 거실에 서재를 두자는 운동이 화제를 일으켜서 인지, 거실에서 TV를 없애는 사람은 현 대표뿐만이 아니었다. 상당히 많은 CEO나 임원들이 집에서 TV를 없애고 있었다.

과거 미국의 한 컨설팅회사가 재미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부자는 신문을 읽고 빈자는 TV를 본다’는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봉이 5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의 70%는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뉴스를 읽는다고 대답했는데, 연봉 20만 달러 미만인 사람들중에서는 44%만이 뉴스를 읽는다고 답했다. 반면 TV 시청 시간은, 연봉 50만 달러 이상 되는 그룹에서는 21%가 일주일에 5시간 미만으로 시청한다고 대답했는데, 연봉 20만 달러 미만 그룹에서는 72.5%가 일주일에 11시간 이상 TV를 본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왔다. 즉 TV 시청 시간이 2배 넘게 차이 나는 것이다. 요약해보면 연봉을 많이 받을수록 TV 대신 신문을 보고, 연봉이 적을수록 신문 대신 TV를 보는 것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에서도 ‘사회 계층이 낮아질수록 TV가 켜져 있을 확률이 높다’라는 주장이 나오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는 미국의 계층별 특징을 연구한 책에서도 ‘대물림 되는 가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집안에 항상 TV가 켜져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TV가 있으면 누구나 TV를 켠다. TV가 있는데도 신문이나 책으로 손을 뻗는 강한 의지를 지닌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지를 길러야 할까? 아니다. 그냥 TV를 없애면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다.

TV를 없애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집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사색하고 휴식하는 시간도 더 많아진다. TV를 보는 시간은 엄밀히 말해 휴식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TV를 보지 않는다.

강력한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TV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TV를 없애라!